흔들리는 나무 아래에서

흔들리는 나무 아래에서

어느 날, 나는 한 그루의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쉼을 얻기로 했다. 이른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는 고요하고도 풍경에 녹아든 존재였다. 나무의 가지는 바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고, 그 아래에 앉은 나는 그저 그 흔들림을 바라보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생각에 잠겼다. 그 순간, 나무와 나는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무가 흔들린다고 해서 그 존재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흔들림은 나무가 얼마나 강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뿌리가 깊게 내려져 있기에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릴 수 있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꿋꿋이 서 있을 수 있다. 나무의 흔들림 속에서 나는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 또한 내면의 뿌리를 깊게 내려놓지 않으면, 바람 한 번에 흔들리거나 쓸려가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의 나무는 마치 나에게 삶의 가르침을 주는 스승처럼 느껴졌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흔들리는 삶을 살아간다. 언제나 평온할 수만은 없고, 때로는 삶의 풍파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점차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해지며, 결국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나무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가 그 나무의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그 나무는 계속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람과 싸우고 있었다.

잠시 동안 바람이 불어와 나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그 바람 속에서 나는 자신의 마음속 풍경을 상상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흔들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시 멈추고 생각해본다. 무엇이 나를 흔들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숨거나, 그 바람에 휩쓸려 떠밀려 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바람이 오히려 우리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법이다. 바람은 나무의 가지를 흔들어놓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나무는 더욱 넓은 하늘을 향해 자라난다. 그처럼, 나도 흔들림 속에서 더 넓은 세상과 내면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많이 흔들리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내가 가진 확고한 믿음이나 가치관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경험을 할 때, 나는 그 순간을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 곧 성장의 기회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그 나무 아래에서 느낀 것처럼, 모든 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깊어지며, 결국에는 더욱 고요하고 흔들리지 않는 존재가 될 것이다.

나무는 흔들려도 결국 그 자리를 지킨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면의 중심을 잡고, 삶의 파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비록 그 길이 쉽지 않더라도, 나무처럼 자기의 뿌리를 잘 내려놓으면, 언젠가는 고요한 바람 속에서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 한 번 그 나무를 바라본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모습이 내게 어떤 위안을 준다. 바람에 흔들려도 결국엔 다시 자리를 잡는 나무처럼, 나도 내 삶을 흔들리게 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그 나무 아래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