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문득 생각에 잠겼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운데, 나무들의 가지가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마치 오래된 친구와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이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나온 날들이 떠오르고, 그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종종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또 다른 이들은 작은 일상에서 만족을 찾으려 한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큰 성취나 대단한 성공을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내가 사는 이 하루하루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크고 화려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행복은 숨어 있다고 믿는다.
어렸을 적, 나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가에 핀 꽃들을 하나씩 구경했다. 작은 꽃들이 나를 반기듯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그때는 그저 꽃이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작은 꽃들이 주는 의미가 점점 더 커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꽃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살아가던 시절, 그 작은 꽃들은 나에게 잠시나마 숨 쉴 공간을 선물해주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나는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내가 놓치고 살아온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주로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사실 내가 가진 것들 속에서도 이미 충분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행복은 결코 크고 대단한 것만이 아니라, 소소한 순간들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나는 점점 더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보였고, 그 일들을 모두 해내야만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일을 다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삶의 속도와 방향이 나에게 맞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가끔 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낀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고, 때로는 그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차이를 존중할 줄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우리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길을 걷고 있다. 때로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때로는 앞길을 바라보며 고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 어떤 길이든 상관없다는 마음이 든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길을 걸어가며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는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배우는지가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살아가느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처럼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이 순간을 음미하는 시간을 자주 갖기로 했다. 그렇게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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