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는 순간, 세상이 마치 멈춘 듯 느껴지던 적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면, 세상은 언제나 그랬듯 변함없이 조용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세상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 놓친 것들이 많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참을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며 그 순간의 허무함을 직면했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 것들이 시간과 함께 잊혀져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과거의 기억들을 되짚어보며 나는 내 자신에게 되물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세상이 변하고 사람들도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 내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지, 혹은 나 또한 변해버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늘 나를 괴롭혔다.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내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내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 것이 맞는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내 길인지를 가끔은 의심하기도 했다.
나는 ‘일상’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무게가 때때로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장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그 루틴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나 자신에게 작은 여행을 떠나보라고 마음속으로 주문을 걸었다. 길고 긴 일상의 흐름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나는 무작정 집을 떠났다. 목적지가 없었다. 그냥 길을 따라가며, 새로운 곳에서 나를 만나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나는,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찾게 되었다. 낯선 풍경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하고, 잠시나마 내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 여행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이제 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의미를 찾기로 결심했다. 일상이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기쁨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여유, 그리고 매일 아침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의 가능성. 그런 것들이 나를 다시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이유였다.
어쩌면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그저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나는 이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옳은 길인지를 끊임없이 묻는 것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언젠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을 조금씩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내가 놓쳤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내 손에 쥐어질 때, 그때 나는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했다.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고, 그 기쁨을 내일로 이어가며, 나는 오늘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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