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말 걸어주듯이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그럴수록 우리는 더 자주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나는 종종 사람들 앞에서 나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특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더 그렇게 느낀다. 내 자신이 어쩔 때는 너무 복잡하고, 너무 많이 생각하는 존재라서, 그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그들 역시 나를 이해하기 어려워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어쩌면 나만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고민을 하고 살아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각자의 삶에서 마주치는 보편적인 고통인 것 아닐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그 어려움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다면 그 삶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고독하고도 복잡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나는 늘 타인의 기대나 평가를 의식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사회 속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기대에 응답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문제는, 나 자신이 내 삶에 대한 주도권을 놓친 채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집중할 때, 나는 점점 더 내 마음과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며 살아간다.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공허한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말을 따라가면, 우리는 그저 고립될까 봐 두려워한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솔직한 삶을 살아가는 일은 분명히 용기 있는 일이지만, 그 용기를 내는 일이 현실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속한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돌아가고 있다.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나 ‘행복’을 찾아 다른 이들의 눈에 비춰지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안에서 나는 점점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고 싶고, 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충돌하는 그런 순간들. 다른 사람들의 말과 기대에 맞추려고 할 때마다, 나는 점점 더 내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내 자신에게 가장 솔직하게 말을 건네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마 그것은 내가 정말로 혼자 있을 때일 것이다. 그때 비로소 나는 내 안에 쌓여 있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그 어떤 방해 없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아주 특별한 느낌을 준다. 내가 나 자신에게 말 걸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중요한 순간일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언제든지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내일, 혹은 몇 년 후에 그 순간이 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나를 잃지 않으려 애쓸 것이다. 그 애쓸 노력이 계속 쌓여가면서, 나는 점점 더 내 마음을 알아가고, 내 속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나는 더욱 나답고,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 자신을 덜 의식하고,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수할 수도 있고, 부딪힐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내가 성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나는 이 길을 가기 위해서 조금 더 용기를 내기로 했다. 타인의 기대를 신경 쓰며 살아가는 것에 지쳤고, 이제는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마음먹었다.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내 삶을 내 손으로 조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도 소중한 일인지, 나는 그 고백을 오늘도 나 자신에게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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