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없이 넓은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그동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 끝자락, 바람이 살짝 차가워지기 시작하는 오후, 나는 한적한 공원에서 걷고 있었다.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를 찾아보거나,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걸으며 세상과 조금 거리를 두고 나 자신과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이런 시간은 나에게 항상 큰 위로가 되곤 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멀어진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런 여유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무엇인가에 쫓기며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모든 일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나는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 삶이 바뀌지 않으면 나 자신도 점점 더 지치고 말 것 같다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변화의 첫걸음은 무척 두려웠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저하며 두 발을 내딛지 못한 채 서 있었다. 그때, 주변의 작은 자연을 보면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나 자신이 바로 그 변화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공원 한 구석에 핀 꽃들이 나에게 작은 위로를 주었다. 그 꽃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워 보였다. 그 꽃을 보며 나는 ‘나도 그 꽃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차 커졌다. 이전에는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온 나였기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 하지만 그 작은 꽃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나 역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용기가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점차 마음의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그것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데만 집중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나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비로소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이든 사람 관계든, 모든 것이 나와의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어느 날, 나는 고요한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날의 하늘은 맑고 깨끗했다. 하늘의 푸른빛 속에서 나는 지금껏 모르고 지내온 많은 것들을 알게 될 수 있겠다는 기쁨이 밀려왔다. 어쩌면 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가며,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잊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우리가 잠시 멈추고 생각할 때, 비로소 조금씩 명확해지는 것 같다.
그 후로 나는 더 자주 자연을 찾아갔다. 그리고 한동안은 사람들 속에서 멀어져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도 했다. 그 시간이 내게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시간이 불안하고 죄책감이 들었지만, 점차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갔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알아갔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통해 내 마음이 점점 평온해짐을 느꼈다.
자신감을 되찾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때로는 그 과정 속에서 답답하고, 길을 잃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내가 옳지 않다는 생각에 묶여 있지 않다. 내가 선택한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고 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비슷한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가고, 결국 자신을 찾는 여정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복잡해도, 나는 내 안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믿음이 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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