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자연 속에서, 나를 찾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하늘은 맑고 푸르다. 나는 가끔씩 이 계절을 맞이하면서 느껴지는 기분에 대해 생각한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습기가 지나가고, 이제는 선선한 바람과 황금빛 단풍들이 나를 맞아준다. 이맘때면 나는 항상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비우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나는 자주 산책을 하던 기억이 있다. 가족과 함께, 아니면 혼자서 길을 떠나면 나의 세상은 그때마다 달라졌다.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의 흐름을 뒤로한 채, 조용한 숲속이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졌고, 삶의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는 그렇게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 의미를 깊이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자연을 찾는 것이 나를 위한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은 나에게 위로와 힐링을 준다. 특히, 나무들이 가득한 숲속에서 걷다 보면 세상의 걱정이 잠시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무들의 푸른 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사이로 햇빛이 비추면 그 햇살이 내 피부에 닿을 때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자연이 내 마음을 감싸주는 듯한 그런 느낌.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내 안에 숨어 있던 답답함과 불안감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감정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나는 그럴 때마다 자연이 얼마나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다.

봄과 여름은 자연이 가장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시기지만, 가을과 겨울에도 자연은 다른 매력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특히 가을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가을은 자연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계절이다. 나무들은 붉은색, 노란색, 주황색으로 물들며 한껏 자랑을 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한껏 펼쳐 보이는 것처럼, 자연은 저마다의 색을 자랑한다. 그 색들을 보며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도 이와 같지 않나, 나도 어느 순간 삶의 풍경 속에서 나만의 색을 찾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여전히 내 삶의 색을 찾고 있는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길을 확신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나만의 색을 찾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점점 더 나의 내면과 가까워진다. 자연이 내게 주는 그 고요함과 평온함 속에서, 나는 내 삶을 돌아보고 또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자연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어릴 때는 그런 생각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 생각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나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내가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자연 속에서 그 답을 조금씩 풀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는 더욱 자주 산책을 나가게 된다. 쌓여가는 낙엽을 밟으며,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의 작은 존재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것이 흐르고 변하는 이 세상에서, 나는 나만의 자리에서 조금씩 그 변화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낙엽이 떨어져 땅에 쌓이고, 다시 새로운 나무가 자라듯, 내 삶도 그와 비슷하게 변화할 것이다.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는 내 안에서 피어날 새로운 가능성을 기다린다.

자연 속에서 나는 나를 찾는다. 나의 내면을 마주하며, 내가 누구인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와 여정을 받아들이며,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