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행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그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여행, 내 마음 속의 작은 세계

모든 여행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그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고, 끝은 돌아오는 길에 문득 떠오르는 아쉬움과 감정이 섞여 있다. 나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 감정들을 조금씩 쌓아가며,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여행은 단순히 다른 장소로 떠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어떤 길도 처음 가보는 길처럼 설레지 않는 순간이 없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늘 내게 큰 기쁨이다. 나는 종종 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 곳에서 내가 뭘 할 것인지,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지 생각하기보다 그저 가고 싶은 마음을 먼저 내비친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선택한 여행지는 항상 예상치 못한 느낌을 선사한다.

어느 날, 나는 오랜만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오히려 내가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일상의 공백을 메우는 시간이었다. 나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내 마음속의 고요함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산 속의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정이 많고 느긋했다. 시골 특유의 여유로움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도시에서 벗어난 첫날, 나는 산책을 시작했다. 공기마저 다르게 느껴졌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니 머리 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땅이 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속에서 내가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들의 고요한 소리와 흐르는 물소리, 바람이 내 피부를 스치는 느낌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편안함을 주었다. 자연은 참 신기하다. 아무리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니 잊고 있던 마음의 평화를 다시 찾게 만들어준다.

하루는 마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였는데, 마을에서 평생을 살며 자연과 함께 살아왔다는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은 때로는 조용하지만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바람을 느끼고, 나무를 보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세요. 그 안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답니다.” 그의 말은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어떤 진리를 다시 떠올린 듯한 느낌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내가 왜 이렇게 고요함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몰랐다. 나는 항상 바쁘게 살아왔다. 항상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그런 나에게 갑자기 조용히 자연 속에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내 삶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알았다. 내 마음은 그 동안 너무 많이 쫓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런 여행에 있음을 깨달았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면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돌아올 때마다 여행에서의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곳에서 느꼈던 고요함과 평화는 다시 일상에 돌아가더라도 내 안에 남아,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준다. 내가 돌아온 현실은 여전히 빠르게 움직이고 바쁘게 돌아가지만, 나는 이제 그 속에서 나만의 여유를 찾으려 한다. 일상 속에서 조금씩 그 평화를 찾아가려 노력하며, 그 경험을 내 삶에 녹여가고 있다.

여행은 내가 원하던 것을 주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닫게 하는 기회를 준다. 나는 앞으로도 여행을 통해 나 자신과 더욱 가까워지고, 더 깊은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 그 길은 언제나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