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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는 일은 때로 쓸쓸하지만, 그런 쓸쓸함 속에서 나만의 위로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는 일은 때로 쓸쓸하지만, 그런 쓸쓸함 속에서 나만의 위로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겨울이 오면 항상 그랬다. 어릴 적, 첫눈이 내리던 날이면 집 밖으로 나가 그 하얀 세상을 만지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누군가의 말처럼, 겨울은 차갑지만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기도 한다. 온몸을 감싸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 어느새 그리움과 아련함이 밀려온다. 그때는 겨울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고, 오히려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겨울은 점점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들을 잃었다. 가족과 함께했던 따뜻한 겨울날의 기억들은 이제 점점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나의 집은 더 이상 예전처럼 활기차지 않다. 부모님은 나이가 들어가고, 형제들은 각자의 삶을 살기 바쁘다. 어릴 적 나는 겨울이 오면 그저 놀이에 빠져 있었지만, 이제는 그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그때의 따뜻한 기억들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또 그리운 것이 지나치게 많아져 그 기억을 되돌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 역시 변했다. 그 시절의 나는 겨울의 추위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겨울의 차가움이 무서워진다.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과거의 기억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때는 모르고 살았지만, 이제 겨울을 맞이할 때마다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를 실감하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나누던 웃음소리, 가족들이 함께 모여 따뜻한 음식을 나누던 순간들이 그리워진다. 겨울이면 그런 기억들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어릴 적에는 겨울이 지나가면 금세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또 다시 가을이 오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겨울이 지나고 나면 여전히 시간이 흐르며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겨울을 싫어하지 않는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비록 그리운 사람들은 더 이상 옆에 없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여전히 겨울은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려준다. 겨울은 때로 추운 공기로, 때로는 눈 내리는 풍경으로 나를 맞이한다. 그 속에서 나는 잠시 멈추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어느 날, 겨울이 끝나면 나는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가끔은 겨울이 다가오면 마음이 무겁고 외로워지기도 한다. 차가운 바람과 길게 이어진 어두운 밤은 나에게 조금씩 움츠러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작은 기쁨을 찾으려 한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거나, 혼자서 책을 읽으며 그 속에서 위로를 얻기도 한다. 또, 가끔은 아무리 추운 날이어도 이불 속에서 편안히 쉬며, 몸과 마음을 풀어내기도 한다. 겨울이 주는 차가움 속에서도 나는 따뜻한 순간들을 찾으며 살아간다.

어쩌면 겨울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여름의 무더위와 가을의 바쁜 일들 속에서 우리는 지쳐가고, 그럴 때 겨울은 우리에게 잠시 멈추고 쉬어갈 기회를 주는 듯하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는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고, 우리는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된다. 그렇게 겨울은 지나고 나면, 한층 더 단단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겨울을 맞이하며 나는 더욱더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동안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을 슬프고 쓸쓸한 시기로 여길지도 모르지만, 나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쯤, 내가 성장하고 변화하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나간 겨울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순간들이 오기까지 나는 그 차가운 겨울을 잘 견디려 한다. 겨울을 지나면 봄이 오고, 그 봄에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겨울을 싫어하지 않는다. 아니, 겨울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속에서 나는 고요함을 찾고, 그 고요함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지나가면 결국 봄이 오듯이, 나의 삶에도 다시금 꽃이 피어나기를 기대하며, 나는 또 한 번 겨울을 맞이한다.